김경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와 관련해 "4자 여론조사를 해보면 기관과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평균적으로 3~5배 차이가 있다"며 윤 후보의 손을 들었지만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하는 건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 유력 관계자들이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역선택 여론 몰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단장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포함해 여론조사를 하면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비슷비슷하게 나오는데 첫 번째 문항에서 '민주당을 지지하십니까'(라는 문항을 넣어) 민주당 지지자를 제외한 정권교체를 바라는 층만 여론조사를 하면 윤 후보가 대체로 65% 정도 나온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단장은 '지지율 차이가 크니 여론조사로 결정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지난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실은 홍준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대단히 높았다"며 "김어준씨나 정봉주 전 의원은 아예 대놓고 '홍준표 지지하자'고 하는 등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역선택이었고 민주당 당내 유력 관계자들이 굉장히 부추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하니 ('나는 꼼수다' 출신 평화나무 이사장인) 방송인 김용민씨는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를 지지해서 우리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역선택을 아예 대놓고 선전했다"며 "김용민씨는 지난번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SNS 글을 얼마나 올리는지로 민주당 의원들을 평가하겠다고 하신 분"이라고 우려했다.
진행자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되지 않냐'라고 하자 김 단장은 "문제는 안 후보 측이 그걸 수용할 가능성이 있을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라며 "이미 본선거에 돌입했으니 단일화 관련 실무협상은 공개적으로 논의될 부분은 절대 아니고, 그런 논의가 가령 있다고 하더라도 철저히 수면 아래에서, 비공개 상태에서 얘기돼야 한다는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안 후보한테 포기하라 요구하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지적하자 "그런 느낌도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현재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이만큼 크니 후보들 간 담판에 의한 공동정부 구성 방식이 가장 적합한 것이 아니냐"라며 "선거 하루 전날까진 공간이 열려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재명 후보 측에서 이 후보가 내세운 국민내각 통합정부에 유승민 전 의원을 임명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파에 상관없이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건 굉장히 좋은 말씀"이라면서도 "얼마나 실현 가능성과 진정성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이 후보가) 전라도에서는 전두환 비판하다가 경상도에 가서는 전두환과 박정희를 찬양했고, 지난번에 '박근혜 대통령 존경한다'고 얘기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아냐고 말했다"며 "이 분은 본인 내면의 생각과 180도 다른 얘기를 입 밖으로 내미는 분이라 얼마나 실천 의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내각 통합정부 구상에 대해 언급하며 "유승민 전 의원 같은 굉장히 능력 있는 분들도 충분히 내각에 임명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총장 독자적 예산편성권 부여 등 사법분야 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검찰제국 선포"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김 단장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기득권을 내려놔 오히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와 비리도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정치권력이 검찰에 명령할 수 있는 체제 자체를 포기하겠다는데 과연 민주당이 반대할 만한 무슨 명분이 있는지 한 번 반문해 보고 싶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