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스타트... '4인 4색' 첫 일정은

입력
2022.02.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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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경부선 타고 맞대결
안철수 '보수', 심상정 '진보' 텃밭 방문

20대 대선을 향한 22일간의 질주가 15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동선은 각 후보와 진영의 고민과 전략이 응집돼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여야 주요 대선후보 4인의 선택은 닮은 듯 서로 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이동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그 반대로 서울에서 부산행 경부선을 탄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호남행,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영남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이재명, 경부 상행선 유세... '경제·국민통합' 행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이재명 후보의 첫날 일정에는 '경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후보는 15일 0시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를 만났다. 이어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경부 상행선' 유세를 펼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측은 "부산항에 물류가 도착해 경부선을 타고 올라오듯 경제 도약을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텃밭인 호남이 아니라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울산·경남(PK)에서 첫 일정에 나서는 것은 '국민 통합' 의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당내 경선 경쟁자들도 자신의 연고지에서 서울행 열차를 탄다.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전북 전주를 출발해 서울에서 이 후보와 만난다. 이들은 내일 오후 서울에서 합동 유세에 나선다. 대선 당일까지 '원팀'으로서 함께 뛰겠다는 선언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윤석열, 경부 하행선 유세... 집토끼 챙긴다

윤석열 후보의 첫날 일정은 '집토끼 결집'에 초점을 두었다. 윤 후보는 1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선거운동 출정식을 개최한 뒤 경부선 열차에 올라 대전, 대구, 부산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들 지역은 이 후보에 비해 윤 후보가 지지율 우위를 보이고 있다. 경부선 축을 따라 하루 450㎞를 이동하는 광폭 행보를 통해 기존 지지층을 굳게 다지겠다는 취지다.

윤 후보는 이미 지역별 맞춤 공약 선물도 챙겨두었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국토 균형개발(대전), 4차 산업혁명 도시 육성(대구), 2030년 엑스포 유치(부산) 등 청사진을 현지에서 공개한다. 박대출 선거대책본부 유세본부장은 "경부축을 확장하면 중국,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21세기판 실크로드인 '아시안 하이웨이'가 된다"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열망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호남서 "지워진 목소리 대변하겠다"

심상정 후보는 서울 용산역에서 호남선 첫 기차를 타고 1박 2일간 호남에 올인할 예정이다. 이동영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방은 기득권 양당의 중앙정치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된 상징이자 또 하나의 지워진 목소리"라고 했다. '진보의 심장'을 찾아 '지워진 사람들'의 편에 서서, 진보정당의 존재 의의를 되새기는 것으로 공식 선거전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전북 익산에서는 화섬노조 전북본부와 노동현장 간담회를 갖고 심 후보의 대표공약인 주 4일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이후 전북 전주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고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어 광주를 찾아 GGM공장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피해자 분향소와 전남 여수 산단 폭발사고 대책위를 차례로 찾는다.

안철수, TK로... 보수의 본고장 공략

안철수 후보는 전통 보수층 공략에 주력한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14일부터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일정을 시작한 그는 15일 대구 범어동 범어네거리에서 유세를 시작한다. 이어 경북 구미로 이동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다. 안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지난달 충북 옥천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한 데 이어 보수층으로부터 확실한 도장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홍경희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영남은 안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라며 "전통 지지층을 공고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구미와 김천, 안동에서는 전통시장 중심으로 민생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영주에서는 본관인 순흥 안씨 종친회 인사들을 만난다.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제안한 터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야권을 대표할 후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서희 기자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