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매스스타트에 집중할 때다.”
팀추월에서 아쉽게도 준결선에 오르지 못한 정재원(20·의정부시)과 이승훈(33·IHQ)이 매스스타트 2회 연속 메달 도전에 다시 나선다. 폐막일 전날인 19일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진행될 예정이어서 한국 선수단의 피날레를 금빛 레이스로 장식할 지 관심이 높다.
정재원은 지난 13일 팀추월 경기를 마친 뒤 “4강 진출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남은 경기인 매스스타트에 집중하겠다. 변수가 많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아 어려운 종목이다. 출전하게 된 만큼 노력해 결승에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매스스타트는 2018 평창 대회에서 신설된 종목으로 초대 챔피언은 대표팀의 맏형 이승훈이다. 당시 정재원이 선두로 치고 나가며 주요 선수들의 체력을 소모했고, 그 틈을 타고 이승훈이 적절한 레이스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스스타트는 타원형의 400m 트랙 위에서 레인 구분 없이 몸싸움을 벌이며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어서 쇼트트랙과 흡사하다. 이승훈이 두각을 보인 이유도 쇼트트랙 선수 출신답게 가파른 코너에서 장점을 보여서였다.
이승훈의 뒤를 잇는 선수가 정재원이다. 그는 현재 세계 랭킹에서도 이승훈(5위)에 앞선 4위에 위치해 있다. 정재원은 평창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이승훈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데다 스피드, 체력까지 붙었다.
세계대회에서도 정상급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평창 대회 이후 2019~20시즌 세계 3위에 올랐고, 코로나19 여파로 한 시즌을 건너뛰고 복귀한 올 시즌에도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정재원은 지난달 열린 제76회 전국남녀 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도 출전한 전 종목에서 이승훈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재원은 지난달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창 때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게 부족했다. 이젠 체격과 체력을 갖췄고, 속도를 꾸준히 내기 위한 기술적 보완도 이뤄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결승에 두 선수가 함께 올라간다면 평창 때 신화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다. 이번에는 입장이 바뀌어 이승훈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 정재원의 메달 획득을 도울 전망이다. 제갈성렬 의정부시 감독은 “기량 자체만 놓고 보면 정재원은 입상 후보로 분류될 정도로 실력은 입증됐다”며 “변수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타이밍을 읽는 게 메달 색을 좌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