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안치환이 발표한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저격하는 듯한 듯한 내용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속사 A&L 엔터테인먼트는 12일 안치환의 신곡 발표와 함께 "이 노래는 블루스풍의 포크록 장르로 해학과 비판의 정서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안치환이 직접 작사·작곡했다.
이 곡은 '왜 그러는 거니 / 뭘 꿈꾸는 거니 / 바랠 걸 바래야지 대체 / 정신없는 거니'라는 가사로 시작해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 / 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 / 이름도 여러 번 바꾼 여인 / No More, No More / 그런 사람 하나로 족해'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싱글로 발표된 이 곡은 대표 이미지에 묘사된 인물이 김씨의 기자회견 당시 인상착의와 유사한 데다 가사에서 '거니'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해 김씨를 겨냥한 듯한 인상을 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곡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곡이 알려지자 '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김씨의 성형 의혹을 겨냥한 외모 비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여권에서는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씨의 외모에 대해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엄청 커져있다" 등의 발언을 해 비판받은 적이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안치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민정 국민의힘 선대본부 여성본부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치환 씨는 과거부터 세상을 풍자하고 민중가요를 작곡해와 한때는 칭송을 받기도 한 인물이었으나 이번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은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도 없이 단순히 외적인 부분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불쾌함만을 남길 뿐"이라며 "외모 비하와 여성 혐오로 범벅된 내용은 더 이상 풍자나 해학이 아닌 질 낮은 조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성을 인격적으로 비하하고 웃음거리로 소비하려는 그의 행보는 다분히 여성혐오적이며, 시대를 퇴행하는 그의 저급한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여전히 여성혐오에 기반을 둔 노래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니 경악스럽고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안치환 씨는 김건희씨 뿐만 아니라 이 노래로 인해 불쾌함을 느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치환은 이번 신곡을 발표하며 "나의 대의명분과 가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대는 갔다"며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져 온갖 혐오와 조롱의 요설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언급했다. 또 "저항가요에 있어 풍자와 해학의 가치는 언제나 최고의 예술적 덕목"이라며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 그 범주에 속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안치환은 2년 전 진보 진영 내부의 기회주의자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아이러니’를 발표해 이목을 끈 바 있다. 당시 그는 "세상은 내 편, 네 편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여야 한다"며 "내부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고쳐나가지 않으면 이명박 박근혜 시절과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