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사상 여천NCC 폭발사고… 중대재해법 전남 1호 사례될 듯

입력
2022.02.13 15:00
경찰, 현장책임자 입건
고용부, 작업중지 명령


경찰이 사상자 8명이 발생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 공장의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장책임자를 입건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전남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경찰 등은 여천NCC 3공장 폭발 사고현장에 61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장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경찰은 전날 현장책임자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11일 오전 9시 26분쯤 여수시 화치동 여천NCC 3공장에서 자신이 책임지던 공정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4명이 숨지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다. 고용노동부도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해당 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와 협력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14일에는 부검을 통해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압력을 높여 에어 누출 여부를 확인하던 중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NCC 측은 사고 당시 열교환기 압력이 대기압의 17.5배 정도로 일반적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압력이 과다하게 높아지며 폭발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보고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11일 폭발 사고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열교환기 청소를 마친 뒤 재가동에 앞서 성능을 확인하는 '열교환기 기밀 시험'을 하던 중 발생했으며, 30m 정도 날아간 1톤 덮개가 작업자들을 덮쳤다.

1967년 준공된 여수국가산단에선 지난 55년간 38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150명이 숨지고 276명이 다치는 사고 다발 지역으로 악명이 높았다. 화학물질 유출과 폭발로 인한 오염으로 주변 주민 3,071명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석유정제 공장인 이일산업에서 원료탱크 폭발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사망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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