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가 문화·예술계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가 많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촐랑거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1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계에도 윤 후보 지지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지지선언이 많은 것 같다는 질문엔 "안 그래도 요새 이상하게 방송이나 이런 데서 촐랑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저쪽(이 후보 지지자)이 많다는 것은 어떤 '샤이(shy·지지 후보를 드러내지 않음)'를 탈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소설가 백시종, 영화배우 독고영재 등이 속한 한국문화예술연합위원회 회원 5,810명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한국 오페라협회 회장 등 200명도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 후보 쪽에서는 배우 문성근, 영화감독 정지영 등 영화인 253명이 "블랙리스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7일 지지 선언을 했다. 6일 배우 박혁권씨도 이 후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지 사실을 밝혔다.
이씨는 '문화예술인들이 정치 지지선언을 안 하는 이유는 블랙리스트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그는 블랙리스트에 대해 "정권 끝장나는 데 도움만 주는 구실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혀 실효도 없었고 내가 알기로도 탁상 기획으로 끝난 걸로 안다"며 "그게 실질적으로 진행돼서 '이 사람 배척하라'는 정치적 결정이나 행정 분리로 나타나는 그런 경우는 잘 보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그러나 2020년 박근혜 정부의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문체부 산하기관 직원들을 시켜 정부 정책에 반감을 가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지원을 배제하도록 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산하기관 직원에게 각종 명단을 보내게 하고 지원 사업 심의 상황을 보고하도록 한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 법리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지난 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윤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원론주의적이고 어떤 면에선 구닥다리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사회의 논리를 몇 개 선보인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유심히 보고 있는데 한 번도 그런(사상을 드러내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어떤 사람이 지향과 목적을 강하게 드러내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실천하게 돼 있다. 실천하는 힘이라도 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사회경제적 정책, 그것도 주로 뭔가 베풀겠다는 정책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했다.
이씨는 최근 윤 후보의 '집권하면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은 "이상한 말로 몰아가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누가 물으니 (드러나는 게 있으면) 수사를 해 보고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적폐 청산하려 정치한다'는 식으로 목적과 순서를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적폐 청산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 아주 끔찍한·흉측한 범죄들이 나왔는데 용서하란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요새 방송이 몰아가기 하는데 내가 보기엔 불쾌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