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능력 강화 공약과 관련, "전쟁은 장난도 게임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 갈등을 부추기며 제2 총풍을 시도하는 윤석열 후보가 한반도 전쟁 발발의 가능성을 키우는 4대 요인 중 하나라는 해외 군사 전문가의 분석"이라면서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제1 의무"라며 "국민 생명과 국가 운명이 달린 안보 문제를 정략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선제타격은 곧 전쟁이다. 쉽게 말할 사안이 못 된다"며 "수백만 청년들과 국민이 죽고, 온 국토가 초토화된 후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안보 문제는 신중 또 신중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최승환 일리노이 주립대(UIC) 정치학과 교수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게재된 기고문을 소개했다. 최 교수는 ①미국의 군사력 쇠퇴 ②대북 외교에 미온적인 바이든 행정부 ③급성장한 북한의 군사력 ④대북 정책에 강경한 윤석열 후보의 당선 가능성 등 4가지 근거로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 교수는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면 우리나라는 더 '매파적인 대통령'을 갖게 된다"면서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27년간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눠서 보는 법을 배웠다"고 피력했다. 이어 "비록 윤 후보가 북한과의 대화 및 인도적 지원에 열려 있다고 했지만 그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심지어 한국이 핵미사일 공격의 임박한 위협에 직면한다면 북한에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북핵·미사일 대응 선제타격능력인 킬체인(Kill-chain) 확보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및 대량응징보복(KMPR) 역량 강화를 위해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정찰 능력과 초정밀·극초음속 미사일을 구비하고 레이저 무기 등 새로운 요격 무기를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킬체인은 북한이 핵미사일 등을 발사하기 전에 한국군이 먼저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북한의 도발을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 도발 징후 없이 다른 나라를 먼저 공격해 국제법상 불법으로 여겨지는 '예방적 타격(preventive strike)'과는 다른 개념이다. 선제타격에 대한 우려에 윤 후보는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우리의 자위권적 조치"라며 '말로 외치는 평화가 아닌,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론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선제타격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를 보는 느낌"이라며 "나라의 안위와 경제를 위해 발언 철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안보 공약이 나온 후인 지난달 31일에는 '사드 추가 배치 필요 없다'는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말을 인용하며 "전쟁 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긴장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더 악화되는데, 전작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