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시장으로 재임 당시 분당차병원의 용적률을 2배 가까이 높여 준 반면 공공 기부채납은 최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차병원은 병원 옆 옛 분당경찰서와 분당보건소 자리에 줄기세포 연구·치료 클러스터(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후보가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33억 원을 후원한 대가로 사업을 허가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로, 의심스러운 정황이 추가된 것이다.
9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성남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남시는 이 후보가 시장에서 퇴임하기 직전이던 2018년 2월 야탑동에 있는 분당차병원(현재 250%)과 분당경찰서 부지(200%)의 기준용적률을 각각 460%로 상향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결정했다. 개발 대가로 시에 기부채납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기준용적률은 도시계획에 따른 최소한의 규제로, 실제 건축 때 용적률(허용용적률)은 건물 용도 등을 감안해 이보다 올라간다. 경찰서 부지의 허용용적률은 644%였다.
백 의원은 "원래 차병원 사업에 반대했던 이 후보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며 "기부채납 비율도 법정 최저치인 10%에 불과해서 특혜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2009년 병원 측이 분당경찰서 부지를 의료시설로 용도변경하고, 보건소 땅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성남시와 체결했을 당시, 민주당 부대변인이었던 이 후보는 특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가 시장에 취임한 2010년 성남시는 사업 백지화까지 결정했다.
성남시는 2013년 돌연 입장을 바꿨다. 당시 시장이던 이 후보는 2013년 10월, 2015년 5월 병원과 보건소·경찰서 부지에 줄기세포 단지를 조성하는 MOU를 다시 체결하고 협약서에 사인까지 했다. 백 의원은 "이 후보가 전향적으로 사업을 허가한 이유는 분당차병원이 성남FC에 거액 후원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분당차병원은 성남시와 2015년 MOU 체결 후 두 달 만에 성남FC와 후원 협약을 맺고 3년에 걸쳐 33억 원을 후원했다. 병원 측은 "성남FC가 2014년 시민구단으로 전환돼 지역사회 관심이 컸고 병원과 구장도 가까워서 후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 후보가 맨 처음 사업을 반대한 이유는 보건소 부지가 매각되고 용도변경이 되면 지가 상승이 분명한데, 2009년엔 매각 이익 환수가 적절히 이뤄질지 불투명했기 때문"이라며 "2013년 MOU는 전보다 병원 측에 불리한 조건으로 협약했기 때문에 400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분당차병원의 후원에 대해서도 "성남FC와 행정은 별건"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