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첫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거 전략에 '빨간펜'을 들었다.
이 위원장은 "선거는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한 예민한 경쟁"이라며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과한' 옹호를 하며 민심을 자극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든, 상대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응하든, 어느 경우에도 국민들 공감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혜경씨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위원장은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과 방법 등에 대해서는 "내 업무가 아니다"면서도 "진솔과 겸허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새기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선까지 28일 남은 이날 "대선까지의 기간은 짧지만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는 말로 회의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언급하며 "지금은 위기다. 위기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정부를 필요로 한다. 그런 능력과 경험을 갖춘 정당이 그래도 민주당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또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저의 책임을 다하는 데 저의 보잘것없는 힘이나마 모두 쏟아붓기로 했다"며 "민주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의 잘못을 언급하면서 몸을 바짝 낮추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 걱정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 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께 걱정을 드린 잘못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든든하다"며 "(이 위원장은) 많은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고, 역량이 뛰어나므로 현재의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잘 돌파할 것이라 믿는다"고 힘을 실었다. 아울러 "공적 영역에서의 무능은 죄악"이라며 "유능한 정부와 유능한 정치 세력과 유능한 리더를 통해 위기 국면을 기회로 만드는 유능하고 진보한 정치 세력을 만드는 게 우리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