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 등 민주당 측에서는 즉각 화답한 반면, 정의당 등은 '절차적 문제'를 꺼내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후보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140만 한국노총 지지! 노동존중사회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한국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대 대선 후보들 중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과반 넘게 득표한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사회가 원하는 지도자는 대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올라타 방향과 속도를 세밀히 조율하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치열한 현장 경험과 과감한 돌파력이 위기상황 극복에 최적화됐다"고 평가했다.
송영길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 대표는 "(위기를 돌파할) 능력을 가진 리더로 이 후보를 공인해줘서 참으로 고맙다"고 밝혔다. 또 "대선 국면이라 여러 경로의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이 후보 지지를 결정해 주신 대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한국노총의 결정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노총 질의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가 심 후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왜 정책적 비전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지지후보가 결정돼야 하나"고 반문했다. 또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의 지지후보가 곧 노동자들의 지지후보인 것은 아니겠지요"라며 절차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 대표는 "특히 요즘 민주당이 '배우자 의전 갑질' 논란과 관련해 취하고 있는 스탠스는 '반노동 정당'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며 "한국노총의 결정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도 지난 3일 "150만 조합원의 0.056%에 불과한 800여 명의 대의원으로 지지후보 결정을 하겠다는 것은 여론 왜곡"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노총의 정책검증 결과에 대해 "보수혐오와 이념편향을 드러냈다"고 반박입장문을 내면서다.
한국노총은 17대 대선에선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18(민주통합당)·19대(더불어민주당) 때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한국노총과 함께 양대 노조로 불리는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을 배타적 지지해 왔다. 당시(16·17대)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권영길 전 의원이었다. 민주노총은 2012년 비례대표 경선 부정사태 이후 통합진보당 지지를 철회했다가, 약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진보정당 단일 후보를 배타적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