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클래스, 넘어져도 2위와 30점 차…단체전 금 이끈 발리예바

입력
2022.02.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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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피겨 요정' 카밀라 발리예바(16)가 단체전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금메달을 안겼다.

발리예바는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25점, 예술점수(PCS) 74.67점, 감점 1로 총점 178.92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특히 한 차례 넘어지는 실수를 했는데도 2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148.66점)를 무려 30.26점 차로 제쳤다.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인 185.29점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5명의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쿼드러플 점프를 앞세운 독보적인 연기는 압권이었다.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발리예바는 전날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90.18점으로 1위를 기록하며 천재의 등장을 알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상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악셀만을 선보였던 발리예바는 이날 4회전 점프만 세 차례 시도했다.

발리예바를 앞세운 ROC는 팀 이벤트 총점 7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는 국가별로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스 네 종목에서 한 팀씩 경쟁을 벌인 뒤 점수를 합산하는 단체전이다. 남자 싱글의 간판 네이선 첸 등이 출전한 미국이 65점으로 은메달, 일본은 63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볼레로'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발리예바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가볍게 성공하며 수행점수(GOE) 4.02점을 획득했다. 이어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루프까지 완벽하게 처리했다. 한 차례 실수는 후반부에 나왔다. 다섯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를 시도하다 쿼드러플 토루프 착지 과정에서 넘어져 감점을 받고 나머지 연결 점프를 뛰지 못했다. 하지만 침착하게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로 대체했고, 트리플 러츠에 트리플 토루프를 추가하면서 만회했다.

마지막으로 스텝 시퀀스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처리한 발리예바는 빙판에 잠시 주저앉아 아쉬움을 달랬다.

발리예바는 15일과 17일에 열리는 여자 싱글 개인전에서 두 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쇼트프로그램(90.45점), 프리스케이팅, 총점(272.71점)에서 모두 세계기록 보유자다. 벌써 금메달은 떼 놓은 당상이고 기록 경신 여부만 달려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성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