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주최로 8일로 예정됐던 대선후보 4자 토론이 국민의힘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국민의힘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주최 측의 편향성을 문제 삼아 토론을 파투시킨 건 실무 협상자 개인의 의견이며, 이 과정에서 거론됐던 윤 후보의 건강 문제 역시 말이 와전된 것이란 해명이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8일 JTBC의 중계로 4자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4명의 후보 캠프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두 번째 토론이 마련되는 듯했다. 하지만 윤 후보 측 실무 당사자였던 황상무 언론전략기획단장이 협상을 결렬시키면서 끝내 무산됐다.
황 단장은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어제 (TV토론 실무) 협상은 제가 결렬시키고 나왔다.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며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가 심하게 좌편향돼 있고, 방송사는 종편 중 역시 가장 좌편향된 jtbc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황 단장의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실무 단위에서 윤 후보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토론 연기를 요청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지방일정 소화해야 되는 것들이 많다, 그렇기에 컨디션 등을 챙겨서 해야지 너무 빡빡하게 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측면에서 말한 게 건강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5일 제주 방문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의 저녁 자리를 찾아 1시간 정도 머물며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여러 잔 마셨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성 의원도 "윤 후보의 건강은 상당히 좋다"고 강조하며 건강 우려를 일축했다.
실무 협상에 나선 황 단장이 기자협회와 JTBC 편향성을 이유로 토론을 무산시킨 데 대해선 "개인 의견"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황 단장은 과거 기자협회가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추천한 것을 문제 삼아 편향성 우려를 제기했지만, 해당 추천은 철회됐던 사안이다. 또 황 단장은 JTBC 손석희 전 뉴스룸 앵커의 편향성도 문제 삼았지만, 손 전 앵커는 현재 JTBC 사장도 아니고 보도국을 떠나 현재는 순회특파원으로 근무 중이라 국내에도 없다.
성 의원은 "(황 단장이 민주당 추천 인사 부분과 관련해) 오해했던 부분이 있다"며 "기자협회장에게도 미안하다고 제가 말을 했다"고 전했다. JTBC 편향성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도 "손석희 사장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개인 의견으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거나 후보의 의견이 아니라는 부분을 기자협회장한테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해명했다.
국민의힘의 어깃장에 8일 토론은 무산됐지만, 11일 TV토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성 의원은 "윤 후보는 코로나19 상황에 TV토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드리고 후보들의 자질, 역량, 국가비전에 대해 올바른 판단 기회를 드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이런 기회가 오면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 측에선) 10일, 11일을 말씀드렸고 그중 11일이 다른 당에서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잠정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