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단일화 엇박자... 원희룡 "논의할 때 됐다" vs 권영세 "개인 의견"

입력
2022.02.06 13:16
원희룡 '단일화' 언급에 선대본부 반박 나서
이준석 "신중해야... 단일화 언급은 부적절"

대선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후보 단일화 여부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자강론'을 주장해온 국민의힘 내에서도 승기를 확실하게 잡기 위해선 안 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자, 선거대책본부는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하며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6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이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선대본부 내 일부 인터뷰 내용은 개인의 의견일 뿐 선대본부 입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를 방문한 윤 후보도 "단일화 문제는 기본적으로 저와 선대본부 측에서 다룰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온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단일화 발언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원 본부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때가 됐다"고 밝혔다.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이달 14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제시했는데, 당 안팎에선 늦어도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28일 이전까지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원 본부장은 윤 후보 역시 단일화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짐작하면서도 "선대본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단일화는 원 본부장만의 주장이 아니다. 설 연휴 전후로 당내에선 단일화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4선 중진 윤상현 의원도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준석 "신중해야... 단일화 언급은 부적절"

그러나 정치 철학이 다른 두 후보 간 단일화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 후보를 줄곧 비판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단일화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을 당협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있어 전략은 신중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최근 상황이 다소 좋아졌다고 해서 (후보를 모시는 분들 중 일부가) 개인 정치적 이해를 위해 그런 (단일화) 언급을 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