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 초대형 오보 낸 美 블룸버그 “실수였다”

입력
2022.02.06 16:00
4일 오보 기사 약 30분간 홈페이지에 게재
러, "가짜 뉴스라는 말 대신 블룸버그 뉴스"
"긴장 고조된 상황에서 오해는 위험할 수 있다" 경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일촉즉발 갈등 속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초대형 오보를 냈다. 오보는 30분 만에 삭제됐지만 자칫 돌발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오후 4시(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실시간: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제목의 속보를 게재했다. 단 한 줄짜리 속보는 약 30분간 해당 매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

해당 뉴스를 접한 러시아 국제정치분석가 올가 로트먼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식을 공유한 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실제로 침공이 일어나면 대규모 사태가 될 것이기에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상당히 큰 실수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후 해당 매체는 실수로 미리 제작해 놓은 기사가 홈페이지에 잘못 노출됐다고 공지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통신은 홈페이지에 “회사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제목을 준비 중이었는데, 이 중 하나가 실수로 홈페이지에 송고됐다”며 “오류를 바로잡았으며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즉각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제 ‘가짜 뉴스’라는 말 대신 ‘블룸버그 뉴스’라는 말을 써도 무방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오보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끊임없이 공격적인 말을 한 탓에 상황이 얼마나 위험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면서 “이런 메시지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훌륭한 예시도 된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다만 “이를 도발이라고 보긴 어렵고 이런 사실을 나서서 과장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약간의 오해라도 생기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