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이는 내가 가진 카드면 죽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큰 약점을 아는 듯한 내용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논란의 소지가 큰 해당 발언에도 잠잠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잇따라 공격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윤 후보는 김씨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검찰 고발을 예고했다.
시작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YTN이 보도를 예고하고도 보도하지 않아 논란이 된 대장동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사이의 녹취 내용을 언급하며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카드를 가진 사람이 김만배 뿐일까?"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해당 녹취는 김씨가 또다른 사업 핵심인물인 회계사 정영학씨와 대화를 나누다, 사업과 관련해 불안감을 표출하는 정씨에게 "윤석열이는 형(김만배 본인 지칭)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말한다. 정치 참여로 외부에 전면 노출된 윤 후보를 압박할 수단이 있으니 안심하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해당 녹취와 관련된 내용은 당초 YTN이 보도한다고 28일 예고했으나 29일 본 보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YTN에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항의했고, 열린공감TV가 29일 해당 녹취 내용을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공개하면서 김씨 발언이 알려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30일 페이스북에 "남욱 녹취록에서 대장동 '그 분'을 이재명이라 떠들던 언론과 국힘당, 김만배 카드는 왜 잠잠한가요? 응답하라 윤석열!"이라고 몰아붙였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만배 손아귀에 든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윤석열은 김만배에 대해 '상가집에서 눈 인사 한 번 한 사이'라고 했다"며 "그렇게 스쳐가는 인연인데도 이런 협박성 발언을 듣는다? 사실이라면 윤석열의 평소 처신이 어떠했는지 능히 짐작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검찰은 김만배 발언에 대해 당장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이 내용을 검찰 어느 선까지 보고를 받았는지 밝히고, 대검 감찰부가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김만배 씨의 녹취록이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김씨가 가진 어떤 정보가 공개되면 윤 후보가 정치적으로 죽을 정도의 큰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이어 "윤 후보의 아버지가 집을 팔 때 김씨의 누나가 샀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우연으로 넘어갔으나 녹취록을 보면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며 "김씨가 누나까지 동원해 윤석열 일가에 조력할 정도의 관계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녹취였다. 윤 후보 본인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펄쩍 뛰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이 이날 오후 "윤 후보는 김만배와 어떤 친분이나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김만배가 대장동 게이트 공범들과 작당 모의를 하면서 엄정한 수사를 두려워하는 공범들에게 거짓 허풍을 떤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는 '약점'이나 '카드'가 될 것이 조금도 없다"며 "지금 여권의 인사 검증 과정과 민주당의 거짓 네거티브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조금도 거리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당인 민주당이 대장동 게이트 핵심 주역들의 범행 공모 대화를 대단한 것이라도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윤 후보 관련 거짓 의혹을 확산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의겸 의원을 향해서는 "허위사실 유포가 악의적으로 반복되고 있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로 연휴가 끝나는 대로 즉시 형사 고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