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의 그늘... LG화학 공매도 1월에만 1조385억

입력
2022.01.30 10:00
한때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가 39% 달하기도
LG엔솔 위험 회피... 한 달간 주가는 3.9% 올라
삼전ㆍ카뱅ㆍ네이버 등도 공매도 비중 높아

코스피가 한때 2,600선을 내주는 등 폭락했던 1월 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LG화학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거래일간 LG화학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385억 원(일평균 519억 원)으로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ㆍ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지난달 일평균 137억 원 수준에서 277.8% 증가했다.

LG화학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이에 대한 위험 회피(헤지)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LG엔솔 주식을 매수하면서 모회사인 LG화학 주식을 공매도해 위험을 회피한 전략을 택했다는 의미다. 주가가 4.20% 오른 이달 7일엔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39%에 달하는 등 주가 하락에 투자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다만 LG화학 주가는 지난 28일 63만9,000 원으로 마감, 지난달 말 61만5,000 원이었던 것에 비해 한 달간 3.90% 올랐다. LG엔솔발 수급 불균형 영향에 LG화학의 주가는 이달에 장중 기준 60만5,000 원에서 77만4,000 원 사이를 오가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었다.

LG화학 다음으로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공매도 거래대금 6,211억 원ㆍ일평균 311억원)였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231억원) 대비 34.6% 늘었다. 이어 카카오뱅크(4,726억 원ㆍ일평균 236억 원), 네이버(4,104억 원ㆍ일평균 205억 원), 삼성SDI(3,934억 원ㆍ일평균 197억 원), 크래프톤(3,893억 원ㆍ일평균 195억 원), 셀트리온(3,176억 원ㆍ일평균 159억 원), 카카오(3,064억 원ㆍ일평균 153억 원) 등 순이었다.

코스닥에선 엘앤에프(2,920억 원ㆍ일평균 146억 원), 에코프로비엠(2,726억 원ㆍ일평균 136억 원) 순으로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다.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호텔신라(28.35%)가 가장 컸다. 호텔신라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188억 원으로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지속 등 업황 개선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19.98%), 코엔텍(18.53%), SK아이이테크놀로지(18.44%), BGF리테일(18.32%) 등 순이다.

전체 증시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해 5월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수준이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시장에서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7,490억 원으로, 공매도 재개 후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5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7,058억 원을 뛰어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752억 원, 코스닥에선 1,738억 원이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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