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국민들 보고 싶은 건 양자토론...4자토론 더 하는 게 무슨 의미"

입력
2022.01.28 15:00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장
"법적으로 정해진 3회 다자토론이면 충분"
"국민들이 보고 싶은 건 1대 1 토론"

국민의힘이 28일 예정된 TV토론을 위한 4당 실무협상에 불참을 통보하면서 대선후보 TV토론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자토론보다는 양자토론이 우선으로, 법적으로 정해진 3회 이외에 추가적인 다자토론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31일 4자토론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양자토론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께서 여러 차례 1대 1 토론 제안을 먼저 해서 양당 간에 합의한 것"이라며 "4자토론은 법적으로 3회를 하게 돼 있으니, 양당이 합의정신으로 돌아가서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1대 1 토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이 4자토론이라고 하는 커튼 뒤에 숨어서 1대 1 토론을 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저희는 1대 1 토론하고 난 이후에도 4자토론이 필요하다면 3회 법정으로 보장돼 있는 것 말고도 더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각각 '양당 대선후보 초청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양자토론을 위한 TV토론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방송사 초청 중계 없이 양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양자토론은 지난해 11월 이 후보가 먼저 제안했다. 그는 당시 "우리 국민들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1대 1 회동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제안 드린다. 주 1회 정도는 정책 토론의 장을 한번 가져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양자토론한 뒤 4자토론? 국민들 고통의 시간 될 것"

이에 민주당은 전날 방송 중계 없는 양자토론 제안을 받아들일 테니 같은 날(31일) 4자토론도 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단장은 이에 대해 "양자토론은 양당이 주최해서 토론하면 방송사들이 와서 중계하면 된다. 그런데 어떻게 당일 양자토론과 4자토론을 할 수 있나"라며 "4시간 이상 하는데 국민들께서 판단의 시간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때문에 31일은 양자토론을 하고 그 이후에 4당이 협의를 해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으로 하는 건 저희가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입장 정리를 했다"고 강조했다.


"4자토론, 법적으로 세 번이나...그 이상 무의미"

그는 '방송 3사가 31일과 내달 3일 TV토론을 제안했는데, 31일 양자토론하고 다음달 3일 4자토론하는 방안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그건 아직 제안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성 단장은 "방송사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저희는 31일 오후 7~9시 사이에 양자토론하고, 그 이후에 후보들 일정이 있으니 4당이 만나서 토론 시간 등을 정하는 협의를 해서 공식적인 법정 토론(2월 21일과 26일, 3월 2일) 3회 사이에 추가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토론도 안 하면서 4자토론은 법적으로 세 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4자토론) 왜 해야 하나"며 "4자토론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단장은 '4자토론을 한 번 더 하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 국민 입장에서 한 번 더 해서 판단 근거를 확보하는 좋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게 양자토론"이라며 "세 번의 (법적으로 정해진) 토론회를 통해서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을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양자토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