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가족이 ‘완전체’로 선거 지원사격에 나섰다.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2박 3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고, 미국에서 귀국한 외동딸 설희씨는 유튜버로 변신했다. ‘가족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차별화를 위해 ‘가족 메리트’를 한껏 부각하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26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았다. 안 후보 동행 없이 김 교수 홀로 지역 일정을 소화한 건 처음이다. 그는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실종자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 찾게 됐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오후엔 의대 교수로서 전문성을 살려 전남대ㆍ조선대 의대 총학생회와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김 교수의 호남 방문이 설 명절 전 지역 표심 공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남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여수에서 자란 김 교수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7시간 통화’ 논란과 허위경력 의혹에 휩싸인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극명한 대비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많다. 섣불리 공식 활동을 시작하지 못하고 은둔 중인 김씨와 달리 김 교수는 28일까지 광주와 전남 여수 곳곳을 돌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 의료봉사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딸 설희씨의 경우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이 후보와 비교된다. 그는 2020년 슈퍼컴퓨터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고든 벨(Gordon Bell)을 수상했고, 지난해엔 소속 연구팀이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을 연구한 결과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돼 화제가 됐다.
23일 귀국한 설희씨는 25일 유튜브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 내달 2일 자가격리가 해제될 때까지는 외부 활동이 어려워 유권자와 온라인 소통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공개한 첫 영상에서 “오전엔 재택근무를 하고, 오후에는 브이로그를 찍을 계획”이라며 “정치인 안철수보다 아빠로서의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활동 방향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