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리전이 벌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앞에 둔 채, 민주당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서울의소리 관계자와 '7시간 통화' 녹취 보도를 근거로 김건희씨가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제보할 게 있으면 한동훈 검사장에게 전달해주겠다"는 취지의 김씨 육성을 회의장에서 틀면서 "김씨가 수사를 지휘한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장관에게 팩트를 확인하라고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씨의 소환 조사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일반인이었다면 체포했을 사안"이라며 "윤 후보 지지율이 잘 나오니 설 연휴 전에 검찰이 무혐의를 내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고 했다.
윤 후보가 검사 시절 삼부토건의 개발비리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도 소환됐다. 윤 후보는 최근 10년 동안 삼부토건과 교류가 없었다고 해명해왔으나,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삼부토건에서 명절 선물을 받은 사실이 25일 드러났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뇌물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걸어 역공을 폈다. 이 후보가 경기 성남시장이었던 2015~2017년 두산건설 등이 성남FC에 160억 원을 후원한 대가로 지역 개발 특혜를 받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두산건설이 도합 42억 원을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냈다"며 이 후보의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성남FC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수사 방향을 두고 박은정 지청장과 갈등하다 사표를 냈다고 주장하며 "검찰이 있는 죄도 덮는 조직으로 인식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주혜 의원은 "성남FC는 제2의 대장동"이라고 가세했다.
박 장관은 김건희씨와 양재택 전 검사의 체코 여행 출입국 기록이 삭제됐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출입국 기록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삭제됐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김씨는 윤 후보와 결혼 전에 양 전 검사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의심을 받았으나, '7시간 통화'에서 양 전 검사의 부인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체코 여행은 여러 사람이 함께 다녀온 패키지 여행이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출입국 기록이 법무부에 남아있다"며 "(최초 검색 당시) 법무부 직원은 (김씨의 옛 이름인 '김명신' 대신) '김건희'와 옛 이름인 '명신'으로만 검색해서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양 전 검사는 주민등록번호를 완전히 다르게 검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