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2,700선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고 코스닥은 900선이 무너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코로나19 확진자 최대치 기록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71.61(2.56%)포인트 빠진 2,720.39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폭은 지난해 2월 26일(-2.8%)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 하락폭(-1.49%)까지 합치면 이틀 만에 무려 113.9포인트(4.01%)가 떨어진 것이다. 이날 장중에는 2,703.99까지 밀리며 2,700선 붕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코스닥은 10개월 만에 9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25.96포인트(2.84%) 떨어진 889.44에 마감했다. 지수 수준은 2020년 11월 30일(886.11)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종목 중 98개 종목이, 코스닥은 100위 종목 중 79개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 220개, 코스닥 300개 등 총 520개에 달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4,600억 원을 팔아치우면서 4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2.5원 오른 1,198.60원으로 마감하는 등 1,200원 돌파를 목전에 둔 환율이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겼다. 기관 역시 1,700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홀로 5,8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 역시 크게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1.66%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2.58%) △대만 가권(-1.60%) 등 일제히 급락했다. 24일(현지시간) 장중 4% 이상 빠졌다가 0.63% 상승 마감한 나스닥 지수 역시 이날 선물시장에는 장중 1%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가 급락한 데에는 연준의 긴축 공포에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가 병력 8,500명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준비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용택 IBK증권 리서치세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유독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약세인 이유를 두고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거론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오미크론 관련 변수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변동성 확대, 설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 관리 차원의 매도 물량 출현 등을 약세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윤 센터장은 “한때 3,300까지 갔던 코스피가 2,700까지 빠져 기계적 반등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반등이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