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방문 과정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와 예정에 없던 단독 만찬을 했다고 공개했다.
탁 비서관은 24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왕정 국가에서 실무적으로 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일정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문 대통령을 당초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을 통해 영접하기로 돼 있었으나, 예정을 바꿔 킹 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로 직접 마중 나가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탁 비서관은 "사우디의 경우 예정에 없이 왕세자가 공항에 직접 나온다거나 일정에 없던 만찬을 즉석에서 제안해서 저녁 때 갑자기 왕세자와 단독 만찬을 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18일 있었던 문 대통령의 만찬 일정을 사전은 물론 사후에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행사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처음 공개된 셈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아들이자 현재 차기 국왕으로 낙점된 사우디의 실권자로 통한다.
한편 탁 비서관은 이집트 방문을 가리켜 "버킷리스트 방문이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는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에 대해 "관광 갔다 온 게 아니냐는 비아냥일 텐데, 2박 3일간의 이집트 일정에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단독회담, 협정 서명식, 언론 발표, 공식 오찬,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카이로의 메트로 방문까지 여기서 뭐가 버킷에 들어갈 게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국가의 이익 혹은 국가적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는 당장 그들에게 몇 개 표가 더 돌아갈지 몰라도 상대 국가에서도 상당히 결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