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증명했지만 '한 방'이 없다"… 안철수가 넘어야 할 세 가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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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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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15%’ 벽을 뚫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자칫 크게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는 ‘박스권’에 갇힐 위기다. ‘비호감 대선’ 흐름 속 도덕성을 무기로 존재감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가 반등을 노리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여럿이다.

①멀어지는 '설' 지지율 20% 달성

요즘 안풍(安風)의 기세는 다소 시들해졌다. 23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전주 대비 2%포인트 오른 11.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1월 첫 주 15.1%로 정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다른 조사 추이도 비슷하다.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역시 안 후보의 1월 1~3주 지지율은 12→14→12%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자연스레 그가 공언한 “설 전후 3강 체제” 목표 달성도 위태로워졌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 20%를 3강 진입 요건으로 본다. 20%를 꿰차면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 전액 보전 기준(15% 득표)을 안정적으로 웃돌아 자력 완주가 가능하다. 또 19대 대선 득표율(21.41%)에도 근접해 국민의힘 측 ‘윤석열 자강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날 고향인 부산ㆍ경남(PK) 지역을 훑은 안 후보는 오후엔 인천국제공항으로 발길을 돌려 외동딸 설희씨 귀국 마중을 나갔다. ‘가족 리스크’에 시달리는 윤 후보를 견제하는 행보다. 설희씨는 소속 연구팀이 내놓은 오미크론 전염성 연구 결과물이 최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돼 주목을 받았다.

②"李·尹 양자 토론회를 막아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가 일 대 일 토론을 추진하는 것도 안 후보에 악재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밥상 화두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고, 여파가 지지율에 미칠 수도 있어서다. 안 후보가 양당의 토론 협상에 “설날 밥상을 독차지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토론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를 상대로 토론회 방송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는데, 이르면 24일 결과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가처분이 인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만약 기각되면 당 차원의 투쟁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토론회가 열려도 네거티브 비방전만 부각될 경우 안 후보가 또다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③'단일화 딜레마'가 최대 변수

안 후보가 안고 있는 근본적 한계는 다른 후보와 비교해 확실한 ‘집토끼’가 없다는 점이다. 이날 KSOI 조사에서 윤석열ㆍ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절대다수인 84.8, 90.2%가 “계속 지지”를 답한 반면, 안 후보 지지층에선 55.9%에 그쳤다. 대선 국면이 바뀌면 언제든 말을 갈아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안 후보에겐 야권 단일화가 절실한데, 이마저 하겠다고도 안 하겠다고도 확언할 수 없는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거대 양당 후보를 거부하는 지지자는 안 후보가 완주하기를 원하지만, 단일화에 단호하게 선을 그을수록 보수 성향 지지자들은 이탈을 고민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모호한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KSOI와 NB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