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을 골자로 한 문화예술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전 세계 2,470만 명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안무가 리아킴 등과 만나 현장의 고충을 듣고, 따라 춤을 추기도 했다. 2030세대 관심사를 파고들어 젊은층과 접점을 늘리려는 행보다.
이 후보는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에서 공약발표식을 열어 "문화예술인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대선후보가 된 뒤 기본소득 도입을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전 국민 기본소득'에서 한발 물러선 그는 '분야별 기본소득'으로 불씨를 다시 지피려 하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당 안팎의 반대를 의식한 듯 "즉시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정권 임기 내'에 하겠다"며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은 대상이 협소해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웹툰 작가들을 만나 "문화예술인으로 등록한 사람(예술인 고용보험 가입자)이 10만 명"이라고 했다. 1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필요 재원은 연간 약 1000억 원이다.
이 후보는 △문화 예산을 전체 정부 예산의 2.3%까지 확대 △지역에서 문화예술 교육비로 쓸 수 있는 문화이용권 지급 △전국 3,501개 읍·면·동마다 문화마을 조성 △청년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1만 시간 지원 프로젝트'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 "세계 최고 수준의 'K-콘텐츠밸리'를 조성하고, 미국과 앞다투는 문화콘텐츠 세계 2강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엔 리아킴 등 안무가들과 만났다. 형광색 점퍼에 비니를 눌러쓰는 등 '2030 감성'을 장착한 채였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분들을 만난다니 떨리기도 했다"며 '팬심'을 드러낸 이 후보는 이 후보는 20세 안무가 하리무를 따라 어색하게 춤을 추며 거리감을 좁히려 애썼다.
이 후보는 유명 안무가가 아니면 생계 유지가 어렵다는 토로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 TV 댄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지난해가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댄스가 하나의 독립 장르로 인정받게 된 것 같고, 정부 정책에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채택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댄스 강사 채용 문턱이 높다는 지적에 공감했고, 초·중·고교 수업에 스트리트댄스를 넣자는 제안에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호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