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됐던 2020년, 전체 취업자 수가 20만 명 이상 줄어든 가운데 공공부문 일자리는 16만 개 이상 늘어나며 전체 취업자의 10%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촉발된 고용 한파를 넘기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늘린 탓이다. 하지만 늘어난 공공일자리 절반 이상은 장·노년층이 차지하는 등 젊은층 일자리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를 보면 공공부문 일자리 수는 276만6,000개로 전년 대비 16만4,000개(6.3%)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6년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공공 일자리가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취업자 수는 21만9,000명 줄었다. 만약 공공 일자리가 크게 늘지 않았다면 더 큰 고용한파가 닥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전체 취업자 수 대비 공공부문 비율은 10.3%로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경찰·소방·교육 관련 분야 공무원 수가 늘었고, 코로나 확산기에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진행된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공 일자리가 여성, 노년층 등 고용 취약계층에서만 늘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60세 이상 공공부문 일자리는 1년 전보다 4만6,000개 늘어났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30세대는 공공일자리 증가 혜택을 크게 보지 못한 셈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질 자체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우선 평균 근속기간은 11.0년으로 2019년보다 0.4년 줄었다. 이 중 근속기간 3년 미만 비중은 2019년 30.4%에서 2020년 30.6%로 늘어난 반면, 10~20년 근속(22.1%→21.0%), 20년 이상 근속(22.5%→21.2%) 등 장기 근속자 비중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일자리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공무원이 점유한 일자리는 139만4,000개로 비공무원이 점유한 일자리(73만3,000개)의 2배에 육박했다. 공무원 일자리는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로, 2020년에도 전년 대비 3만5,000개(2.6%)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