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박스권' 입에 올리지 말라"... 한숨 깊어진다

입력
2022.01.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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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골든크로스 뒤 다시 혼전 양상
"설 전까지 40%대 안착해야" 총력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네거티브 경쟁이 아닌 정책·비전 대결을 하겠다"며 매일 분야별, 계층별 타깃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지율이 30% 후반에서 더 오르지 않고 있는 탓이다. 민주당엔 "설연휴 전 지지율 40%대에 안착하지 못하면, 반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커지는 위기감... "박스권이라 말하지 말라"

민주당 선거대책위는 대선 50일 전이었던 18일을 기점으로 전투 태세로 전환했다. 김영진 당 사무총장은 18일 "저부터 캠프에서 숙박하며 더 빠르고 치열하고 절박하게 뛰겠다"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숙식을 시작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달 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지율이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긴장이 풀어진 측면이 있는데, 다 같이 다시 신발끈을 조이자는 취지"라고 했다.

지지율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은 선대위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 후보는 최근 일부 선대위 구성원들에게 "국면을 뒤집을 큰 화두나 전략 정책이 안 보인다"고 지적하는 메시지를 공유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제3자가 제게 보낸 의견을 좀 참고하라는 뜻에서 보냈을 뿐"이라고 했지만, '타인의 말을 빌려 우회적으로 다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혔다'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방침을 정했다. 송영길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언론은 박스권이라고 하지만 저는 비등점을 향해 끓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썼다. 송 대표의 이런 주장은 역설적으로 위기상황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TV토론으로 뒤집겠다" 올인

선대위는 TV토론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대선 판도를 흔들 변수로 보고 있다. 이 후보의 정책 능력이 우위에 있긴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걱정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는 이 후보가 손 놓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이슈라는 점에서 더 악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불씨가 계속 살아 있는 것 자체로 야권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민주당은 단일화에 대해 '명분 없는, 정치적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성사 가능성도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해 기대감을 낮추기로 했다.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