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6일 2만5,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하루 100명대로 급감해 대부분 전문가가 “원인을 모르겠다”며 당황해 하고, 일각에선 “감염에 강한 일본인만의 ‘팩터X’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다시 나왔던 게 불과 두 달 전이다. 새삼 오미크론의 감염력에 놀라게 된다.
지난해 일본의 확진자 수는 큰 변동을 보였다. 7월 1,000명대였던 하루 확진자 수는 도쿄올림픽 개막과 함께 급증해 8월 하순 2만5,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8월까지 대부분 성인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치자 9, 10월 감염자 수가 급감했다. 11, 12월 초까진 100명 전후 감염자 수가 유지되면서 많은 일본인이 연말연시 송년회를 즐기고 오랜만에 귀성했다. 방심은 6차 대유행을 불렀다. 오미크론이 퍼지면서 새해 첫날 500명이던 신규 감염자 수가 2주 만에 2만 명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선 ‘위드 코로나’ 정책 이후 확진자가 7,000명을 넘은 ‘K방역’과 100명에 그친 ‘J방역’을 비교하는 언론 기고나 인터뷰가 많았다. 당시 마치 ‘한국보다 검사를 적게 하는’ 일본 방역이 더 우수한 것처럼 주장했던 이들이 얼마나 근시안적이었는지 깨닫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나온 배경엔 ‘K방역’에 대한 과도한 홍보에 반감이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약 2년이 된 지금, 바이러스 앞에서 오만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잠시만 방심해도 감염자 수 증가는 순식간이다. 과학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지, 백신이나 방역에 대한 불신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지, 자영업자, 문화예술인 등이 겪는 피해를 어떻게 보상하고 국민 삶을 돌볼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부족하다.
‘우리가 더 잘한다’, ‘일본이 더 잘한다’며 어린 아이처럼 비교할 여유는 없다. 다른 나라가 잘하는 점이 있으면 배우고, 못하는 점이 있으면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된다. 방역은 국가대항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