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보도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에 대해 정치권은 대체로 말을 아끼면서 여론의 향배에 주목했다.
양당의 대선후보는 이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국민의힘 서울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보도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강원 속초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 가처분신청 과정 등에서 공개된 일부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방송과 관련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와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은 통화에서 언급된 자신에 대한 내용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방송에 따르면 김씨는 친여 성향 유튜브 매체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해보라"며 "홍준표 까는 게 더 슈퍼챗(후원)은 지금 더 많이 나올 거야"라고 했다. 홍 의원은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틀튜브(극우 성향 유튜버를 조롱하는 표현)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뜯고 했는지 짐작할 만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선 김씨의 통화 내용 중 무엇이 문제인지를 MBC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 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씨가 기자와 통화하며 "우리 캠프로 오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캠프를 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라고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