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보다 자주 열어보는 당근마켓... 쿠팡은 전방위 영향력 상승

입력
2022.01.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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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지역 커뮤니티' 효과로 MAU 증가
쇼핑 앱 1위 쿠팡... '패션 플랫폼'이 대세

지난해 국내 네티즌들은 페이스북보다 당근마켓을 더 자주 방문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지역 주민들 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 셈이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된 응용소프트웨어(앱)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16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지난해 애플 iOS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우리나라 월간 실사용자(MAU) 순위 8위에 올라 페이스북(9위)과 티맵(10위)을 제쳤다. 당근마켓은 전체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넷플릭스나 토스, 업비트보다 높은 3위에 올랐다.

당근마켓의 폭발적인 성장 이유는 중고거래를 넘어선 '지역 커뮤니티'에 있다. 코로나19로 이웃 간 소통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동네 사람들'을 비대면으로 한곳에 모아준 역할을 한 모양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수차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 3조 원 규모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가입자 수는 2,100만 명을 넘겼고,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1,600만 명을 넘는다.

쿠팡은 지난해 전체 앱 중에서 카카오톡과 네이버 다음으로 많은 MAU를 기록했다. 쇼핑 카테고리에서는 압도적으로 높은 이용률이다. 2020년 2월만 해도 1,500만 명 수준이던 쿠팡 MAU는 지난해 7월 기준 2,500만 명을 넘겼다. 사실상 국내 모바일 쇼핑 앱을 이용하는 사람(7월 기준 3,500만 명)의 70% 이상이 쿠팡을 이용하고 있는 꼴이다.

이 밖에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동영상 앱 카테고리에서 넷플릭스 다음으로 다운로드 수가 많았으며, 배달앱 쿠팡이츠는 식음료 앱 중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쿠팡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지난해 국내 쇼핑 앱 중에서는 패션 플랫폼 급성장이 눈에 띄었다. MAU 급증 순위 상위 10개 내에 패션 플랫폼이 4개(에이블리, 무신사, 브랜디, 아몬즈)나 포함됐고, 다운로드 급증 앱 10개 안에는 5개(퀸잇, 발란, 브랜디, 트렌비, 쉐인)가 들어갔다. 실제로 지난해 무신사는 2조3,0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조 클럽'에 가입한 가운데 지그재그(1조 원), 브랜디(5,000억 원) 등이 뒤를 따르면서 급성장세도 증명했다.

우리나라에선 '국산 앱'이 대세였다. 지난해 한국의 해외 쇼핑 앱 점유율은 28%였는데, 미국(34%)과 중국(31%)을 포함해 조사 대상 17개국 중 가장 낮았다. 세계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앱(쇼피, 아마존, 라자다)들이 유난히 국내에선 고전 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간 쇼핑 앱 사용 시간은 7억1,400만 시간으로, 전년(7억6,600만 시간)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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