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부스터샷(추가접종)’마저 큰 효과가 없는 걸까.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나선 이스라엘에서 네 차례 백신을 맞은 장관이 돌파 감염됐다. 또 다른 추가 접종 필요성을 둘러싸고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코로나19 양성판정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나는 괜찮고 며칠 동안 자가 격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국가 장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건 이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리베르만 장관은 닷새 전인 지난 10일 4차 백신 접종까지 마쳤지만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돌파감염은 4차 접종 효과를 둘러싼 의구심에 또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백신 선도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부스터샷 도입에 앞장서 왔다. 지난해 7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부스터샷 접종을 실시했고, 지난달부터는 면역이 저하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2차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60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진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이달 초 “4차 접종자 항체 수가 일주일 경과 후 다섯 배로 늘었다”며 접종을 독려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4차 접종 완료자 수는 50만 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접종 ‘속도전’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첫 번째 부스터샷이 접종 후 7일을 전후해서 효과를 높인다고 밝혔지만, 4차 접종에 대한 데이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추가 부스터샷의 효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제사회에선 4차 접종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백신 기술자문가그룹과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11일 “기존 백신을 반복적으로 추가접종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새 변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기존 백신만 계속 접종하는 상황은 효과적이지 않은 데다, 짧은 접종 간격으로 인해 오히려 사람들의 면역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에서도 수차례 백신을 접종할 경우 오히려 면역 체계를 피로하게 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신체 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