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광역시 서구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1명이 사고 발생 43시간 만에 발견됐지만 나머지 실종자 5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소방당국은 당초 실종자가 매몰됐을 것으로 추정한 201동 26~28층이 아니라 지하 1층에서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건물 내부로 투입된 소방대원이 육안으로 살펴본 뒤 매몰자 정밀탐색 장비인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해 수색하는 과정에서, 이날 오전 11시 14분쯤 붕괴된 201동 건물 서측면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문희준 서구긴급구조통제단장은 "어제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육안으로 수색한 후 오늘 오전부터 콘크리트 잔해를 치워가며 첨단 장비를 동원해 재수색했다"며 "한 층씩 정밀 수색하다가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종자가 발견된 장소에는 콘크리트 잔재물 및 철선 등이 쌓여 있어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공사 현장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층에서 작업 중이던 실종자가 지하 1층에서 발견된 이유와 관련해선, 외벽 붕괴로 인한 추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고 당일 실종된 작업자 6명은 건물 상층부인 28~34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면서 소방 및 창호 설비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건물 안전진단 작업에 참여했던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건물 내부에서 그대로 추락할 만한 공간은 보이지 않았다"며 "작업 도중 외부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외벽이 붕괴된 사고 당일 굉음이 울리는 등 사고 징후가 나타났던 만큼 고층에서 작업하던 실종자가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작업에 투입됐던 인부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상 징후를 느끼고 급히 대피한 인력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근로자가 촬영한 사고 발생 10여 분 전 영상을 보면, 39층 바닥에 설치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두둑' 하는 소리가 나면서 콘크리트가 가운데로 움푹 꺼지는 듯한 장면이 찍혔다. 전날 현장 안전진단 회의에 참여했던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고층에서 무너진 슬래브(slab·콘크리트 구조물)가 지하까지 모두 붕괴되지 않았다면, 건물 내부 추락보다 대피 도중 낙하물에 매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40시간 만에 첫 번째 실종자를 발견했지만,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사고 당일 실종자들의 최종 작업 위치는 28~34층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위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예상과 달리 지하 1층에서 실종자가 발견되면서 수색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38층부터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는 현재 26~28층 사이에 집중적으로 쌓여 있고, 추가 잔해는 22층과 지상 1층에도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건물의 모든 층을 하나씩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실종자가 확인된 지하 1층을 비롯해 수색견이 반응한 26~28층을 집중적으로 수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