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겨울철 공사 현장 긴급 점검에 나섰다. 이들은 광주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양생 작업 등을 중심으로 안전 여부를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당초 17일로 예정했던 설 명절 대비 공사 현장 안전점검을 앞당겨 시행하기로 하고, 12일 25개 자치구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공문엔 광주 사고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할 지역 내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시내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민간건축 공사장은 359곳, 중소형은 2,779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겨울철 대비 공사 현장 안전점검을 완료했지만 재차 점검하는 것"이라며 "자치구에 따라 미리 점검을 시작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들은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부분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구는 13일부터 영하 기온에도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진 곳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도 공무원과 건축사, 구조기술사 등으로 긴급 점검팀을 꾸렸다. 송파구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사고로 인해 (17일로 예정됐던) 집중 점검 일정을 앞당겼다"며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꼼꼼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천구, 강남구, 서초구, 양천구, 노원구 등 대다수 자치구도 점검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부산시는 전날부터 대형 공사장 108곳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시작했고, 대구시와 대전시도 각각 공사 현장 175곳, 81곳에 대해 점검을 시작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별도로 점검 일정을 마련했다"며 "겨울철에 타설한 콘크리트가 강도를 유지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장소인 광주시는 다중이용시설 등 중요 사업장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시정하고, 곧장 시정이 어렵다면 응급조치 후 조치 완료까지 지속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아파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13일부터 전국 65개 현장의 공사를 모두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