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외교무대 복귀를 위해 허울뿐인 소수민족 반군과의 휴전 선언을 연장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부터 정부군은 반군과의 교전 지역에 대대적인 공격을 이어 갔다. 외교적 꼼수일 뿐, 진정성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11일 미지마 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7일 미얀마를 방문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함께 "지난해 10월 발동한 소수민족 반군과의 휴전선언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휴전선언을 무시하고 정부군이 미얀마 전역에서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는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군부가 먼저 폭력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군부와 훈센 총리는 이번 연장 선언을 근거로, 올해 캄보디아에서 열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외교장관 회담 및 정상회의에 군부 대표를 다시 보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와 훈센 총리의 돌출 행동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냉랭하다. 옹켕용 전 아세안 사무총장은 "그들이 낸 성명은 말만 가득할 뿐, 현 미얀마의 정치적 위기 상황을 해결할 실질적인 것이 전무하다"며 "훈센 총리의 이번 방문은 18일로 예정된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을 참여시키려는 책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실리를 취한 군부는 본색을 즉시 드러냈다. 성명 발표 직후 카인ㆍ카야주에 최소 2개 대대와 장갑차, 공격용 군헬리콥터를 출격시키는 등 반군 소탕작전을 확대했다. 정부군의 파상 공세에 전날까지 카인주 묘하웅 마을의 수도원이 무너졌으며, 카야주의 중심 도시 로이코에 항공 폭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현재 정부군은 카친ㆍ친ㆍ샨ㆍ사가잉주에도 병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의 만행은 그칠 기미가 없다. 정부군은 지난 8, 9일 친주 마투피 마을 주민 10명을 인간방패로 사용한 뒤 잔인하게 살해했다. 시신 중에는 13세 어린이도 포함돼 있었다. 친주 시민방위군은 "경보병대대 소속 140명의 군인들이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민간인을 앞세워 행군한 이후 칼과 총으로 그들을 죽였다"며 "군부는 민간인을 살해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