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남성이냐 여성이냐 선택 강요... 거부하면 기회주의자라고 해"

입력
2022.01.11 12:00
""정말 선택해야 하나. 가슴 아프지 않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저에게도 '20대 남성이냐, 20대 여성이냐' 양자 택일하라는 요구가 많다"며 "'왜 선택해야 하느냐'고 하니 저에게 기회주의자라고 한다"고 11일 말했다. 젠더 갈라치기가 대선 이슈가 된 데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는 한편,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내세우며 2030세대 남성에게 공격적으로 구애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인천 연수구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준비된 원고가 있지만 평소의 생각을 말하겠다"며 젠더 이슈를 꺼냈다. 이 후보는 "일부 정치인이 한쪽에 편승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왜 청년들이 남녀로 편을 갈라 다투게 됐을까, 정치에서 선거 전략으로 사용할 만큼 (갈등이) 격화됐을까"라고 자문하면서 "정말 (남성과 여성)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나. 가슴 아프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가 "기회주의자"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을 볼 때, 어느 한쪽의 편도 확실히 들지 않는 이 후보를 두고 일각에서 '줄 타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청년 세대에서 성별 갈등이 극심한 원인을 '저성장 및 기회의 부족'으로 진단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도 "공정성 회복을 통한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여성들에게 다가서는 행보를 하고 있다. 7일에는 소수자 인권∙페미니즘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했고, 9일에는 "페미니즘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일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성의 경력단절, 직장 내 차별 문제 등을 논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개선될지 대안을 말하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