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친환경 선거'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글로벌 의제인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 의지를 대선에서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환경 및 기후위기에 대한 전 국민적 민감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선거운동을 통해 유권자들의 호감을 끌어내겠다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민주당은 우선 대선 선거운동에서 가급적 종이로 만든 홍보물을 줄이고, 유세차의 일부도 수소차를 활용할 계획이다. 청년선거대책위원회에는 '녹색선거위원회'도 설치한다.
민주당에 따르면, 2017년 대선에서 사용된 종이는 6,000톤에 이른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사용된 현수막은 각각 14만여 장, 3만5,000여 장으로 추산하고 있다. 선거운동원을 위해 제작된 옷들도 선거 이후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거나 장롱 속에 처박혀 두기 십상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러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자는 게 민주당 선대위 측 구상이다.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와 청년선대위가 그 선봉에 섰다.
청년선대위는 다음 주 녹색선거위 출범식을 갖는다. 녹색선거위는 각종 홍보물과 현수막, 명함, 피켓, 의상 등 선거에 투입되는 자원 중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이고, 친환경 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대체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선거 기간 동안 발신할 예정이다.
청년선대위는 6일 환경 활동가 및 당 관계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선거 의상을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데, 종이로 된 옷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 "시민들이 QR코드를 찍으면 명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걸 생각해봤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선거운동 방식을 결정하는 홍보소통본부도 적극적이다. 일단 유세차 일부를 수소차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희 본부장은 "유세차량 업체들과 미팅을 했는데 수소차를 보유한 업체가 꽤 된다"며 "(이재명 대선후보가 타는) 1호차는 수소차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100만 부 정도 제작하는 예비홍보물도 가급적 영상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일 총괄단장은 "홍보물 개봉 비율이 3%가 채 안 된다"며 "유권자들이 보지도 않고 쓰레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100% 친환경 선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선대위 관계자는 "재생용지를 사용하려고 알아봤지만, 당장 용지를 구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대선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의 인식 변화에 기여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친환경 선거에 도전한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유권자 호감도를 노리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용한 득점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