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탄소중립 통근·출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탄소중립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2’ 현장에서 김준 부회장 주재로 올해 첫 전략회의를 열고 ‘탄소중립’을 새해 경영 화두로 정했다. 지난해 7월 탄소 중심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 사업으로 변환하겠다는 ‘카본 투 그린’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탄소중립 통근·출장’이 거론됐다. 회사 구성원들의 출퇴근 및 국내외 출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1만2,000톤의 온실가스를 글로벌 산림파괴방지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자발적 탄소배출권으로 순배출량을 제로(0)로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출 온실가스 1만2,000톤을 상쇄할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려면 여의도 3배 크기 면적에 산림을 조성해야 한다.
이날 회의에선 SK이노베이션 계열사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계획 및 실행방안, 배터리나 폐플라스틱, 폐윤활유 재활용 같은 순환경제사업 추진 방안, 그리고 탄소 포집·저장 등 친환경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SK이노베이션의 탄소중립 계획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요 관심사인 ‘탄소중립 선언’의 일환으로, SK그룹은 이번 'CES 2022' 행사에서 그 지향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선 CES 행사에선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전시관을 운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최초로 계열사들이 협업해 SK그룹 전시관을 운영했다.
‘탄소 없는 삶, 그 길을 당신과 함께 걸어갈 동반자 SK’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시에는 SK㈜,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등 6개 SK그룹 계열사가 힘을 합쳤다. 전시에는 SK 계열사들의 친환경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통해 미래 인류의 생존을 상징하는 ‘숲’을 이뤄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획기적인 탄소 저감효과를 가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이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 ‘NCM9’,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SK E&S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전력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용량을 1.5배 늘린 SK텔레콤의 비메모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 등을 통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과시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SK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