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수도권 외곽에서 시작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새해 들어 확산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와 의정부시가 하락 대열에 합류했고 작년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1위(38.0%) 의왕시는 3주 연속 보합세다. 광역시 중에는 대구에 이어 대전이 하락 전환됐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3일 기준)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0.04%)보다 0.02%포인트 떨어져 0.02%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첫째 주(0.41%) 이후 13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돼 보합권에 접어들었다.
작년 12월 둘째 주 동두천시, 화성시에서 시작된 경기 지역 하락 전환은 지난주에 시흥시, 광명시로 번졌다. 이어 새해 첫 주에는 하남시와 의정부시마저 마이너스 상승률로 돌아섰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각각 20개월, 21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은 "하남시는 감이동과 신장동, 의정부시는 민락동과 낙양동 위주로 급매물 거래가 발생하며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의왕시는 3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고, 안양시는 보합 전환됐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수도권급행철도(GTX) C노선이 인덕원역을 지난다는 소식에 아파트값이 들썩였지만 가격 급등 피로감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과열된 분위기가 꺾였다.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센트럴 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8월 10일 신고가 13억 원(6층)에 거래됐지만 11월 25일에는 실거래가가 11억500만 원(9층)으로 2억 원가량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3%로 전주(0.04%) 대비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은평구와 도봉구, 강북구는 나란히 -0.01%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보합 지역은 지난주 금천구, 관악구 2곳에서 이번 주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성북구까지 총 6곳이 됐다.
지방에서도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 대구와 세종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도 -0.06%로 하락 전환됐다. 특히 대전은 둔산지구 위주로 집값이 빠진 서구(-0.16%)의 하락폭이 컸다. 대전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2019년 4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전세가격도 매물이 쌓이며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0.02%), 경기(0.01%)는 보합에 근접했고 전국 기준으로는 0.04%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 추세로는 이달 중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하락 전환될 수 있다"며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