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거침없는 자기 반성을 했다. 민주당을 향해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를 위해 국민의 의사를 묵살하는 데까지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ㆍ한국정책학회ㆍ중앙일보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국민한테 미움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검찰ㆍ언론 등 각종 개혁 과제를 밀어붙이고, 경제ㆍ부동산 등 민생 과제를 추진하면서도 ‘우리만 옳다’ 식의 태도를 보여온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시장을 존중하겠다. 민생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하며 ‘이재명표 실용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미움 받는 이유에 대해 “엄청나게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니고 ‘왜 저렇게 고집스럽지, 왜 자기만 옳다고 하지’라고 비친 게 아니었을까 한다”고 진단했다. 독선ㆍ독주ㆍ불통 행보가 독이 됐음을 꼬집은 것이다. 또 "나쁜 인간하고는 같이 살아도 미운 인간하곤 못 산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운 민주당이 돼서 점수를 깎아 먹지 말자"는 자성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의 강력한 차별화를 재차 예고했다. 그는 현 정권이 시장의 주택 공급 신호를 무시한 탓에 실기(失機)했다면서 “시장 존중"을 강조했다. “신자유주의자나 자유방임주의자처럼 시장에 다 맡기자는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친기업ㆍ친시장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는) 경제와 민생에서 유능했느냐는 비판에 당당할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는 민생 정부가 되겠다. 오직 국민, 민생이란 각오로 모든 자원과 정책 역량을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쏟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법에서 허용한 것 이외에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공직사회 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에 당이 3개 있다는 말이 있다. 여당, 야당과 관당(官黨)”이라며 “오죽하면 '관피아'라는 얘기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 야당은 국민의 선택으로 바뀌지만, 관료사회는 바뀌지 않는다며 "선출된 권력이 공직사회를 얼마나 잘 이끌고 통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