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식탁 파고드는 대체육...편의점 삼각김밥부터 KFC까지

입력
2022.01.06 17:30

'고기가 아닌 고기'가 식탁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전 세계 비건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몰두하면서 대체육은 단순한 '대체재'를 넘어 그 자체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6일 편의점 미니스톱은 식물성 대체육이 들어간 '고기없는삼각김밥'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가 개발한 풀드바비큐에 다진 청양고추와 양파, 당근으로 맛을 낸 비건 상품이다. 미니스톱은 앞서 식물성 풀드바비큐 대체육과 다진 유부를 넣은 '고기없는유부바비큐김밥'을 내놓기도 했다.

대체육은 콩이나 버섯 등 식물성 원재료를 가공해 고기와 같은 질감과 식감, 맛을 내는 식품을 일컫는다. 최근 들어서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샌드위치용 햄부터 잘게 찢어먹는 풀드바비큐, 양념갈비, 함박스테이크까지 등장했다.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이 경쟁적으로 대체육 제품을 들여놓으면서 구입도 쉬워졌다.

소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나 닭고기 대체육 개발도 활발하다. 전 세계 대체육 시장에서 독보적 1위인 미국의 비욘드미트는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현지 KFC 매장에서 대체육으로 만든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한다. KFC 하면 떠오르는 치킨팩을 대체육으로 만든 너겟으로 가득 채워주는 것이다. 앞서 비욘드미트가 일부 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선보인 식물성 치킨 제품은 '완판'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2에서도 대체육은 주요 주제 중 하나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푸드테크'를 주제로 4개의 세션을 마련했다. 발표를 맡은 곳 중 하나인 푸드테크 기업 마이코테크놀로지는 버섯과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 대체육을 CES 전시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뛰어드는 대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자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의 햄을 스타벅스 샌드위치에 제공한다.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한 농심은 올해 베지가든 레스토랑 개점 준비에 한창이다. 풀무원은 대체육 개발을 위해 인그리디언 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신념이나 윤리적 소비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Z세대의 '취향소비'가 힘을 얻으면서 유통업계에 비건 식품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대체육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면서 올해 각 식품기업은 비건 상품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내년까지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6조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도 매년 30% 이상 불어나 지난해에는 250억 원 규모로 커졌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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