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친환경 경영' 선언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더 나은 미래 만들겠다"

입력
2022.01.05 16:00
11면
세계 산업 주목하는 CES 기조연설서
혁신기술 앞서 "친환경 경영 동참" 강조
"대기전력 제로 TV, 충전기 개발할 것"

세계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CES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가 '친환경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앞선 기조연설에선 2013년 스마트폰 핵심 칩, 2015년 사물인터넷(IoT), 2020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혁신기술을 주로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코로나19 이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부회장)은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팬데믹 위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년 5억 대 파는 만큼 환경 생각 안 할 수 없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등 매년 5억 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전 세계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갈 정도다. 이는 그만큼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전자 폐기물도 엄청나다는 의미다.

한 부회장은 "작은 변화만으로도 상상을 넘어서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제품 생산 과정에 지난해보다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미 QLED, 갤럭시버즈2,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는데, 2025년에는 이를 전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포장 단계에서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다. 지난해에는 모든 TV 박스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는데, 올해는 박스 안 스티로폼과 홀더 등 부속품에도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3년 내 대기전력 제로 TV 내놓을 것"

전력 사용량 감축 노력도 병행한다. 앞으로 3년 안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력이 소모되지 않는 TV, 스마트폰 충전기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와이파이 공유기 등의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충전하는 리모컨도 내놓는다. 이를 통해 올해 2억 개 넘는 배터리를 줄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제품 폐기 단계에서도 친환경 노력을 기울여 2009년 이래 세계 각국에서 500만 톤의 전자 폐기물을 안전하게 수거해 처리했다. 구형 스마트폰 부품을 IoT 기기로 재활용하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등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려면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기술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전자 업계와 고객사, 소비자 모두가 작은 변화를 만드는 데 동참한다면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안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