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언자로 나선 '악연' 김형오에 "총선 패배 주역은 그만 나서라"

입력
2022.01.05 07:10
"윤석열·이준석·김종인에 조언 편지" 김형오에 
홍준표 "총선 망친 김형오가 할 말 아니다"
이준석 사퇴안은 "당대표 교체는 대선 패배" 일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이준석 당대표 때문이라고 비판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 대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이제 그만 나섰으면 (좋겠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대표 사퇴안에 대해서는 "선거를 두 달 앞두고 당대표를 쫒아내겠다는 발상은 대선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4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 코너에서 한 지지자가 "김형오 전 의장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역사적 총선 대패의 주역이자 의원님과도 나름의 악연이 있는데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라고 묻자 "그만 나섰으면"이라고 답했다. "김형오 전 의장 발언에 공감하시냐"는 다른 지지자의 글에는 "총선을 망친 김형오가 할 말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김형오 "윤·이·김, 살신성인하라"

김 전 의장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며 이 대표의 선대위 이탈을 지적했다. "대표로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후보를 무력화시켰으며, 공당(公黨)이 몇 사람의 사당(私黨)처럼 돼버려 당도 활기를 잃었다. 권한을 가장 크게 가진 사람이 불만을 쏟아낸다.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고 맹비난했다.

김 전 의장은 2일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란 제목으로 "고비를 넘기려면 선거 주역인 세 사람에게 살신성인의 자세가 요구된다"며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을 대상으로 공개 조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후보를 향해 "나만의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더 나은 점을 내세우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후보의 간절함이 눈빛과 숨결, 몸짓과 목소리에서 배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3회 연속 내보낼 예정'이란 예고를 감안하면 김종인 총괄위원장에게 보낼 편지가 남은 셈이다.


홍준표 "배 침몰하는데 서로 선장 두고 다투는 꼴"

그러나 홍 의원은 선대위 개편을 앞두고 관계자들이 훈수를 두는 것을 자중하라고 충고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지지율 추락의 본질은 후보의 역량 미흡과 후보 처갓집 비리인데 그것을 돌파할 방안 없이 당대표를 쫒아내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대표 사퇴안도 지적했다.

지금의 당 내홍을 "배에 구멍이 나서 침몰하고 있는데 구멍 막을 생각은 않고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다투는 꼴"에 비유하며 "모두 화합해서 하나가 되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지율 추락의 본질적인 문제를 돌파하는 방안이나 강구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역할을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며 참패했다. 홍 의원과는 2008년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원내대표시절부터 예산안(2008년), 미디어법(2009년) 처리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김 전 의장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2020년 총선에서 홍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당선된 후 지난 해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