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달성해야 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목표 비중이 상향됐다. 지난해 인뱅 3사 가운데 단 한 곳도 목표 달성을 못했지만, 해야할 과제는 늘어남 셈이다.
이에 인뱅들은 새해 최우선 목표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제시했지만 그간 쌓아둔 고신용자 대출 비중 등을 고려하면 올해 달성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를 맞아 인뱅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가 일제히 상향됐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말 목표치는 25%로, 지난해 말(20.8%) 대비 4.2%포인트 늘었다. 케이뱅크 역시 21.5%에서 25%로 상향됐다. 특히 토스뱅크는 지난해 34.9%에서 올해는 7.1%포인트 늘어난 42%의 목표치가 제시됐다. 전체 신용대출 중 4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만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인뱅 3사 중 지난해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지난해 출범한 토스뱅크가 33%(10월 기준)를 기록했지만, 원금·중도 상환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지난해 말 25.2%로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역시 13.4%·13.7%로, 목표치 대비 각각 7.4%포인트·7.8%포인트씩 미달했다.
지난해 취급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0월 취급된 중·저신용자 대출에 해당하는 5, 6등급 차주들에 대한 대출금리를 보면 인뱅 3사는 연 7.53%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제공한 금리(6.19%)보다 높다. 인뱅 관계자는 “같은 등급권이라고 하더라도, 상단과 하단의 점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금리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뱅들은 목표치 달성을 새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새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새롭게 갱신됐음에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고신용자 신용대출 중단 조치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치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CSS(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 비중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중·저신용자 대출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도 속속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참전할 예정이라서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중·저신용자 전용상품을 내놓겠다고 했다. 금융당국 역시 올해 가계대출 한도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라며 “인뱅들이 사활을 걸지 않은 이상 목표치 달성은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