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린이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가족'이었다.
한국일보와 국제구호단체 한국월드비전이 12개국 아동 100명에게 '가장 보호하고 싶은 소중한 존재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61명이 가족이라고 답했다. 알바니아, 베트남, 일본 등 모든 응답자가 가족을 꼽은 나라도 여럿이었다. "나를 책임지고 돌봐준다"(아흐마르·시리아), "가족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에버라인·케냐)", "나를 누구보다 소중히 아끼고 아껴준다"(아드리안·영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아이들은 가족에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두 번째로 많이 꼽힌 것은 동물(9명)이었다. 다만 응답 양상은 지역별로 달랐다. 우간다에 있는 남수단 아동은 과반(10명 중 6명)이 동물을 선택했는데, 이들이 말한 동물은 모두 염소, 소, 닭과 같은 가축이었다. 선택 이유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등 생계와 직결됐다. 동물을 가장 소중한 존재로 언급한 한국 아동이 "하늘다람쥐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기 때문"(정성윤)이라고 밝힌 것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특정한 물건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는 아동은 6명이었다. 대부분(5명)이 한국, 캐나다, 영국 등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들이 꼽은 물건은 게임기, 성경책, 돈, 안경 등으로 다양했다.
아프리카국인 케냐(2명)와 잠비아(1명)에선 '교육'을 첫손에 꼽는 응답이 나왔다. 말로이(케냐)는 "학업이 내 미래를 더 낫게 해주기 때문", 마칼라(잠비아)는 "교육을 열심히 받으면 더 밝은 미래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각각 이유를 설명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100명 중 33명이 '공부'라고 답했다. 케냐, 잠비아, 베트남, 미얀마에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 속했다. 이들은 주로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가족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등 가족 부양을 공부의 목적으로 들었다. 이와 엇비슷한 인원(34명)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다" "집안일을 돕는다" 등 가족을 위한 노력을 꼽았다. 세계 어린이 대다수의 가치관과 생활에 가족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