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나 상 받았어"…'KBS 연기대상' 시상식 빛낸 말말말

입력
2022.01.01 08:00

배우들의 센스 있는 입담이 '2021 KBS 연기대상'을 웃음으로 채웠다.

지난해 31일 '2021 KBS 연기대상'이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가수 성시경과 배우 김소현 이도현의 진행으로 치러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가슴 벅찬 고백부터 재치 있는 입담까지 다양한 소감이 전파를 탔다. 가족과 팬들을 생각하는 진심 어린 소감들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 가운데 유독 뭉클함을 남긴 배우들의 수상 멘트를 만나보자.

먼저 인기상을 수상한 로운은 앞서의 신인상의 감격이 멎지 않은 듯한 기색으로 떨리는 소감을 보였다. 로운은 "이 상이 어떤 상보다 의미가 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건 그만큼 큰 책임감이 따른다. 연기를 할 때 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매일 매일이 너무 막막했다. 정답이 없다. 연기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연기, 좋은 사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여운 가득한 소감을 남겼다.

"차태현 선배님 감사해요"

진영은 인기상 수상으로 "5년 전 신인상을 받았다. 지금도 너무 떨린다.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경찰수업'이 있기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제작진과 차태현 정수정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차태현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생각이 깊어졌다. 군대를 다녀오면서 모든 게 다 어색했다. 2, 3년 만에 촬영을 하게 됐다. 선배님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듭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과거 고백 "연기 관두고 싶었던 시절도…"

최대철은 조연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그는 "9년 전 '왕가네 식구들'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 '오케이 광자매' 문영남 작가님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배우에게 찌질이라는 역할을 주셨다. 연기보다도 네 인생을 잘 살라는 말씀이 기억난다.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다. 아이 키우는 건 핑계다. 세상의 달콤함을 누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빠로써 남편으로써 부족하게 살고 있었다"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봤고 눈물을 보였다.

이이경, 시상식에서 어머니에게 전화…시상식 최고의 웃음꽃

'암행어사'로 조연상을 받은 이이경은 "상 받으러 처음 와 봤다"면서 무대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생중계 도중 이이경이 어머니와 통화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이경은 어머니에게 "자기야, 아들 상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이경의 어머니는 아들의 수상을 축하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이경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고 보는 이들에게 뭉클함을 남겼다.

대상 지현우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지현우는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현우는 "아직 작품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사를 외우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카메라 앞에 선다. 일을 계속 하면서 느끼는 건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스태프들에게도 미안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다"면서 대상의 품격을 보였다. 또 "드라마에 나오시는 모든 배우 분들 감사하다. 앞으로도 시청자들 마음의 온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며 값진 소감을 전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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