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제한 3년 연장…편의점은 지금 불꽃 튀는 '사장님 쟁탈전'

입력
2021.12.31 15:00
내년 계약 종료 가맹점 5000여개
재계약·경쟁사 가맹점 확보가 절실
일상회복지원금·운영지원 등 상생안 제시

편의점 간 거리제한이 3년 더 연장되면서 새해 업계의 '가맹점 뺏기' 싸움이 격화될 전망이다. 신규 출점 길이 막힌 편의점 본사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점주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3년간 근접 출점 못한다…재계약이 관건

31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6개사는 근접 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율규약 연장에 동의했고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도 승인했다. 기존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은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공정위 주도로 체결됐다.

편의점 본사들은 가맹점의 재계약에 목맬 수밖에 없다. 새해에 계약이 종료되는 가맹점이 5,000여 개에 달하는데, 재계약 여부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20년 말 기준 업계 1위 CU는 점포 수가 1만4,923개로 1만4,688개인 GS25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여기에 최근 다시 매물로 나온 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편의점은 점포가 많을수록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영구조라 매출과 함께 점포 수가 순위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대부분의 편의점이 연장 동의 의견을 내 출점제한 연장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며 "이미 각자 물밑에서 가맹점을 늘릴 방안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뿌리며 '점주 모시기' 혈안

편의점들은 새해 실행을 목표로 기존 가맹점을 지키고 경쟁사 점주를 끌어올 여러 상생안을 마련했다. CU는 최근 발표한 '2022년 가맹점 수익 상생안'에 기존 간편식, 유제품으로 한정했던 '폐기 지원금' 대상 품목을 과일과 채소, 디저트 등 41개로 늘려 최대 40만 원까지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폐기 지원대상 품목이 확대되면 재고처리가 용이해지고 상품 운영도 적극성을 띠게 된다"며 "이를 통해 매출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GS25는 새해 가맹점 지원 금액을 올해보다 300억 원 늘어난 1,8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를 토대로 사기 보상 피해 보험 지원, 10년차 장기 운영 경영주 지원, 재계약 지원금 인상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초 GS25는 일상회복 상생지원금으로 전국 가맹점에 20만 원씩을 일괄 지급하기도 했다.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든 이마트24는 누구보다 가맹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마트24가 업계 '빅3'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미니스톱이 보유한 2,600여 점포를 흡수하고도 가맹점을 추가로 더 확보해야 한다.

이마트24는 정보기술(IT), 물류인프라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 400억 원을 점포에 투자할 방침이다. 또 24시간 영업하지 않는 가맹점이 심야 영업을 원할 경우 추가 발생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운영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셀프 결제 시스템 도입 등으로 가맹점의 운영 편의성을 높이면서 영업시간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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