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프랑스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돌파했다. 유럽 전체 국가들 중 사상 최다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정확한 통계를 집계 중이지만 24시간 내 20만8,000명이 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25일 10만 명을 돌파한 뒤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불과 닷새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그는 “매초 프랑스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뜻”이라며 “오미크론 변이는 더는 파도라고 부르지 않고 해일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방울 사이를 지나갈 수는 없다”며 “바이러스가 너무나 빠르게 퍼지고 있고, 이 바이러스가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라고 경고했다.
베랑 장관은 현재 파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70%가 백신 미접종자라며, 여전히 백신을 거부하고 있는 500만 명에게 접종을 당부했다.
이날 하원은 내년 1월15일부터 식당과 영화관, 박물관 등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심의했다. 지금까지는 24시간 안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백신을 맞지 않아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방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부스터샷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내달 3일부터 주3회 이상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파리시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새해 전야 샹젤리제 거리에서 예정됐던 불꽃놀이와 축하행사를 취소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정부는 더 강력한 방역 지침을 도입할 계획이다. 베랑 장관은 “오미크론 전파력이 커지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백신 접종만이 가장 빨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28일까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32만6,258명으로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2만3,188명으로 세계 1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