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후폭풍… 美 항공대란 계속될 듯

입력
2021.12.29 15:44
28일 하루에만 전 세계 2913편 결항... 1만여편 지연

대규모 항공기 결항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항공 종사자들이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생긴 것이 주된 이유인데, 미국 북서부 등은 국지적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사태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 운송 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으로 항공편 2,913편이 결항했다. 이 가운데 미국 국내선과 미국발ㆍ미국행 국제선이 3분의 1을 넘는 1,144편을 차지했다. 운항 지연도 속출했다. 미국과 관련된 4,765편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만507편이 제 시간에 뜨지 못했다. 다만 이는 전날 전 세계에서 발생한 1만2,528건 지연과 2,969편 결항보다는 소폭 감소한 것이다.

원인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된 직원이 늘어나면서 항공기를 운항할 승무원 수가 급감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세계 항공사들은 24~26일에만 항공기 6,000편 이상을 취소했다. 미국에서는 직원들과 승무원들이 병가를 내면서 26일 하루에만 1,200편이 취소됐으며, 5,000편 이상이 지연됐다.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이 공교롭게도 연말 대목인 크리스마스 휴가와 겹치면서 혼란이 커졌다.

일부 지역의 기상 상황도 항공편 연쇄 결항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지역 매체인 KTOO는 “시애틀을 기반으로 하는 알래스카항공 여객기들이 폭설로 줄줄이 취소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26일 일본 기반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일본 북부와 서부의 폭설로 국내선 100편이 결항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기 운항 차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플라이트어웨어는 29일에도 미국 관련 220편을 포함해 1,225편이, 30일에는 미국 관련 82편을 포함한 306편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했다. 당일 갑자기 취소되거나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항공편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탑승 예약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미국 항공사 델타항공은 “고객들이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하게 다음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