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주장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배후설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성상납 의혹 제기 시점이 '하필' 선대위원장 사퇴 이후 이 대표가 수세에 몰렸을 때라는 이유다. 가세연은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이 이 대표의 당대표 사퇴를 꺼낸 27일 "대전지검 수사 증거 기록에 있다"며 "이준석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해 이 대표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배후설을 외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그는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 후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 "이준석을 죽이면 윤 후보의 2030 지지율이 올라가냐"며 이 대표를 적극 옹호해왔다.
하 의원은 28일 밤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검찰 수사 자료가 어떻게 통으로 빠져나오나"며 "이건 배후에 어떤 공작정치가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공작은 당연히 민주당이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가세연 영상에서) 카톡 대화 내용도 다 빠져나가 깔끔하게 정리된 게 나오고 있다"며 "실제로 가세연이 '민주당에서도 이거 다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자료를 준 쪽이 어쨌든 민주당이 연결돼 있지 않겠나"고 추측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 죽이면 누구한테 도움이 되겠는가, 결국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닌가"라며 "지금 충돌로 가장 이득 보는 것은 민주당이기에 공작 정치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 출신이니 윤 후보 쪽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는 질문에 하 의원은 "검찰 끈 다 떨어진 사람이 그 자료를 어떻게 뽑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저 개인적으로도 지난 경선 기간에 민주당하고 연결된 사람이 '윤 후보 관련 자료 줄 테니까 관심 있냐'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며 "선거 때는 심리전도, 역공작도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우리 지지층들도 이득을 보는 건 결국 민주당이니 냉정하게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다른 차원의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29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가세연의 영상을 "누군가 보낸 일종의 자객"이라며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힌 것 아닌가?"라고 했다. 출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저는 그 내용은 전혀 모른다"라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하기에는 민주당이 배후 세력일 거라고 이야기하더라"라고 되받았다.
김씨는 "저도 사실관계는 모르는데 타이밍상 이때 당대표를 향해서 이런 의혹을 제기하니까 이건 자객 아닌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씨는 "민주당 입장에선 이 대표가 훨씬 더 오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밖에 있기를 원한다. 누가 이런 자객을 민주당에서 보내는가? 빨리 돌아오길 원하는, 혹은 이준석이 입을 닫길 원하는 쪽에서 보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자 "글쎄, 그러면 그 수사 자료가 검찰에서 나왔을 것 아닌가? 그럼 검찰이 자객인가?"라고 말했다.
의혹을 꺼낸 당사자인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하 의원을 겨냥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 수사 기록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을 때는 절대 외부로 유출될 수 없다"며 "하지만 이 사건처럼 대법원까지 가서 판결이 확정된 지 몇 년 지난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인 김성진을 변호했던 수십 명의 변호사들이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사건처럼 피해자가 수십 명인 사건은 피해자 측이 선임한 변호사들도 수사 재판 기록을 보유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가세연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김성진 사건의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을 제보받았고 사건 기록 전체도 PDF 파일로 넘겨받았다"며 "배후로 윤석열 후보나 민주당을 지목하는 자들은 '오컴의 면도날'도 모르는 사회과학적 기본이 안 된 음모론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