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스마트폰 사용 탓?" 손목터널증후군으로 하루 455명 치료 받아

입력
2021.12.28 22:56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하루 종일 붙들고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손은 혹사당하고 있다. 이처럼 손이나 손목 등을 많이 사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에 노출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지난해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6만6,094명이다. 하루 455명 정도가 이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많고, 40~60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상욱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자주 사용하거나 자녀 양육과 집안 일을 많이 하는 주부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 조직이 손상돼 만성화되거나 근육 위축이 되면 운동기능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목 반복 사용이 주원인… 손·손목에 통증·저림 증상

손목터널증후군은 손 저림과 손목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주원인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면 손목터널(수근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나 인대가 붓는다. 이때 정중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정중신경은 엄지손가락과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의 감각 절반과 엄지손가락의 운동 기능 일부를 담당하며 손 감각이나 엄지를 이용해 물건을 집는 근육 기능에 관여한다.

이 밖에 손목터널증후군은 감염이나 손목 골절로 인한 변형, 관절 탈구, 종양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아울러 직업적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 잘못된 습관 등 반복적으로 손목을 구부리고 펴는 사람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또 비만, 당뇨병, 류머티즘 관절염,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이상욱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며 “손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한 뒤 손이나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인 효과 뿐

손목터널증후군의 주증상은 손바닥·손가락·손목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이다. 특히 증상이 심하면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엄지 근육이 위축돼 납작하게 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경 타진 검사, 수근 굴곡 검사, 정중신경 압박 검사 등을 한다. 좀 더 정확한 손상 부위를 알아보기 위해 방사선 검사나 근전도, 신경 전도 검사를 시행해 확진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경우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을 자제한다.

소염제 복용이나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재발할 확률이 높다. 이같은 치료에도 3개월 이상 계속 아프거나,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이 계속 무감각하고 무지구(엄지손가락 근육 부위)의 근육 위축이 있으면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횡수근 인대를 잘라줘 수근관을 넓히는 것으로 수술 시간이 10분 정도에 불과해 당일 입ㆍ퇴원도 가능해 치료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상욱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작업하면서 대부분 문제가 생기므로 컴퓨터 작업 시 손목과 손가락을 피아노를 치듯 평형을 유지한 상태로 하는 것이 좋다”며 “손이나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ㆍ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주증상]

-손끝이 따끔따끔한 느낌이나 화끈거림이 있으며 저린 느낌 또는 통증이 생긴다.

-엄지손가락, 둘째 손가락, 셋째 손가락, 넷째 손가락의 엄지 쪽 반쪽 부위와 이와 연결된 손바닥 피부 감각이 둔하다.

-운전 도중 손이 저리다.

-특히 통증이 밤에 심하므로 잠을 설칠 때가 많고, 이럴 때 손을 주무르거나 털고 나면 증상이 완화된다.

-점차 악화하면 엄지손가락 쪽 근육 위축이 생겨 이 부위가 납작해진다.

-정교한 작업이 어려워지고, 단추를 끼우는 일 등 일상생활에서 세심한 운동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손에 쥐는 힘이 떨어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젓가락질에 장애가 생기고 병따개를 돌리는 힘이 약해지거나 빨래를 짜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손바닥 쪽 피부가 번들거리거나 건조해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