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게소는 급한 용무를 해결하고, 간단하게 요기나 때우는 곳이 아니다. 전망 좋은 휴게소는 자체로 머물고 싶은 쉼터다.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향 옥계휴게소, 삼척 방향 동해휴게소가 대표적이다. 바로 앞으로 푸른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7번 국도 울진의 망양휴게소도 바다 전망이 빼어나기로 소문난 곳이다.
경남 거제를 코앞에 둔 2개의 휴게소 역시 각기 특색 있는 바다 풍경을 자랑한다. 먼저 오션블루가덕휴게소,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를 건너기 전 가덕도에 위치한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을 활용한 포토존 전망이 빼어나다.
휴게소 건물 앞쪽으로는 가덕도 천성마을 포구가 정겹게 내려다보이고 뒤쪽으로 나가면 드넓은 남해 바다와 거가대교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어린왕자 조형물이 설치된 야외 테라스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하늘계단’ 포토존이 세워져 있다. 웬만한 관광지에 흔한 시설이지만, 이곳처럼 푸른 바다가 배경으로 펼쳐지는 곳은 드물다.
휴게소 건물 옆의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거가대로)’ 홍보전시관도 볼 만하다. 거가대로는 부산과 거제 간 바다를 잇는 길이 8.2㎞ 도로로,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3.7㎞)과 사장교인 거가대교(4.5㎞)로 구성된다. 2004년 착공해 6년간의 공사 끝에 2010년 12월에 개통했다. 지난 1일 개통해 국내 최장 해저터널로 주목받고 있는 보령해저터널의 맏형 격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홍보관 2층, 거가대교 방면으로 전망이 시원하다. 1개 벽면 전체가 커다란 유리창이다. 가운데에 거가대교가 프레임 안에 들어오도록 사진틀을 설치해 놓았다. 인증사진을 찍는 포토존이자 실시간 풍경화를 담은 액자다.
이 휴게소에 가려면 거가대로 가덕요금소를 통과해야 한다. 통행료(1만 원)를 내야 한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다. 일단 휴게소에 들르면 무조건 거가대교를 건너야 한다. 가덕도로 다시 돌아오려면 2만 원이 든다. 뱃삯 내는 셈 쳐야 한다.
거제도에서 가덕도로 오는 길에도 오션블루거제휴게소가 있다. 그러나 거가대교까지 직선거리만 약 6km다. 바다 건너 멀리 보이기 때문에 가덕휴게소에 비하면 풍광이 평면적이다. 대신 유호전망대에 가면 거제대교가 바로 내려다보인다. 발아래 펼쳐지는 바다 풍경도 시원하다. 유호전망대는 거제 장목면을 바깥으로 한 바퀴 도는 해안도로에 위치한다. 파도 소리 시원한 농소몽돌해변, 대통령 별장이었던 저도가 건너보이는 하유마을 등 거제의 소담스러운 해안 마을을 따라가는 길이다.
거제도가 육지와 먼저 연결된 곳은 통영이다. 신거제대교를 건너기 바로 직전 국도변에 위치한 통영타워 역시 바다 전망이 빼어나다. 가덕휴게소의 바다가 가슴 트이게 시원하다면, 통영타워에서는 삶의 향기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바다가 펼쳐진다. 바로 아래에 견유마을 포구가 정겹게 내려다보이고, 맞은편은 거제 통영 고성으로 둘러싸인 내해다. 크고 작은 섬들 사이에 줄지어 선 양식장 부표가 구슬을 꿰어 놓은 듯하다.
통영타워는 2008년 준공한 후 2016년 개축했다. 1층에 ‘카페 녘’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음식을 주문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전망대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의자와 탁자가 놓인 전망대 가장자리는 눈치를 채기 어려울 정도로 천천히 회전한다.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자연스럽게 바다 풍광을 감상하게 된다. 8층은 야외 테라스다. 바람이 차지 않고, 볕이 따뜻한 날이라면 실내보다 오히려 운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2층도 전시실처럼 꾸며 분위기가 아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