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촛불 역행' 사면 역풍 불라... 靑 "본질은 통합과 미래" 강조

입력
2021.12.27 14:40
"갈라치기용·尹 겨냥한 사면" 野 의구심 반박
靑 수석 하루 세 차례 인터뷰서 결단 배경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단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청와대는 "통합∙화합∙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면 이후 "갈라치기·분열용 사면" "촛불민심 배신" 등 여야를 불문한 비판이 제기되자 후폭풍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오전에만 3개 언론사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의 뜻을 부연했다. 박 수석이 공통적으로 힘을 준 발언은 이렇다. "본질적인 것은 국민 통합과 화합이다. 통합∙화합이 당장 달성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가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또 코로나를 극복하고 미래로 담대하게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사면이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사면을 전격 결정한 배경 중 하나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이지만, 문 대통령의 결정의 실질적인 방점은 '통합∙화합∙미래'에 찍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면으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한다'는 기존 원칙을 깼다. 전날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이 엮어서 언급되는 것은 좋을 게 없다"며 관련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청와대 참모가 방송에 서 "문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이라며 사면 배경을 부연한 것은 '사면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대상 제외를 두고 '갈라치기 사면'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또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구속시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궁지에 몰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에 박 수석은 두 전직 대통령 복역기간이 다르고, 국민 정서도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갈라치기' (의심)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정치적 유·불리도 알 수 없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 일부를 포함한 지지층에서도 반발 기류가 여전하다.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대해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비판·규탄 성명을 통해 "선거 개입" "정치적 사면"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촛불 시민들의 의사에 반한다"라는 비판은 '촛불 정부'라고 자임해온 문 대통령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탈당한다" "실망스럽다" 등의 지지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단 사면 이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사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견해가 다수라는 결과에 청와대에서 안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